Gana Art

ARTIST

Chun Kwang Young
전광영

1944-

After graduating from Hongik University, Chun Kwangyoung(b.1944-)moved to Philadelphia in the early 1970s to continue his studies. The genre he was first interested in was abstract expressionism, which, like many of contemporary artists, expressed the complex emotions he felt in the post-war period through rough strocks. However, soon after feeling the limit, he sets out to find his own formative language. The scenery of an oriental medicine room that remained in his childhood memory flashed through his mind. He discovered his identity as an Asian and as a Korean in the paper by what herbal medicines were wrapped. The main material of the Aggregation series, which has been going on since the 1990s, is triangular styrofoam of various sizes wrapped in copies of old books. The artist describes it as a cloth that contains the soul and spirit of the nation. A relief-like screen completed by tying up tens of thousands to as few as thousands of 'gobon modules' in strings is a melting pot of the wisdom and stories of our ancestors accumulat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Stories from different times and spaces combine in a new context to create other stories, causing harmony and conflict. It is similar to our lives, that we communicate with each other with information accumulated over time. In that sense, the irregularities appearing on Kwangyoung Chun's screen also metaphorize the sad scars left in human history. The artist's work, who is finally able to talk about himself and the world with his own formative language, is attracting a lot of attention not only from home but also from abroad.

전광영(b.1944-)은 홍익대를 졸업하고 1970년대 초,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가 학업을 지속했다. 그가 처음 관심을 가진 장르는 추상표현주의로서, 당대의 많은 작가처럼 전후의 시대적 상황에서 느꼈던 다단한 감정들을 거친 화면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한계를 느낀 그는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찾아 나선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은 한약방 풍경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각종 한약재를 감싸는 포장지에서 그는 동양인으로서의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 1990년대 이후 지속하고 있는 《집합 Aggregation》 연작의 주재료는 각종 고본의 복사본으로 감싼 여러 크기의 삼각형 스티로폼이다. 작가는 이를 ‘민족의 혼과 얼을 담고 있는 보자기’라고 설명한다. 많게는 수만 개에서 적게는 수천 개의 ‘고본 모듈’을 띠지로 이어 묶어 완성한 부조 같은 화면에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선조의 지혜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온 이야기들은 새로운 맥락에서 결합하여 또 다른 이야기들을 창조해내면서 조화와 충돌을 유발한다. 유구히 쌓인 정보를 짊어지고 제각기 소통하는 우리의 세상살이와 닮았다. 그런 점에서 전광영의 화면에 나타나는 요철은 인류사에 남은 슬픈 상흔을 은유하기도 한다. 마침내 자기만의 조형 언어로 자신과 세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작가의 작품에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